관료주의 수술과 넛지효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남자 화장실은 소변 튀지 않는 변기로 유명하다. 그림 파리 한 마리 덕분이다. 하얀 변기 아래쪽 까만 파리를 겨냥하며 소변을 볼 때 남자들의 집중력은 놀라울 정도로 높아졌다. 백약무효의 고질을 단숨에 고쳤다.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 양은 80%나 줄었다.
자동차회사 폴크스바겐은 캠페인의 일환으로 스웨덴 스톡홀름시 지하 계단 한 곳을 건반처럼 만들었다. 밟으면 재미있게도 피아노 소리가 났다. 계단 이용률은 평상시보다 66%나 늘었다. 계단의 흥미가 에스컬레이터의 일시적 편안함을 앞질렀다.
미국 시카고 레이크 쇼어는 세계에서 가장 경치 좋은 도로로 감탄스러운 곳이지만 S자 커브가 많아 사고 다발 지역으로 악명도 높았다. 궁리 끝에 당국은 커브 시작 지점부터 가로로 흰색 선을 그었다. 선과 선 간격은 커브에 가까워질수록 좁아지며 속도감이 커진다. 아름다움에 넋 놓은 운전자라도 질주본능에 무의식적으로 제동을 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부산 몇 곳에서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
사람들이 똑똑한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힘, 넛지(nudge)의 사례다. 넛지는 리처드 탈러 시카고대 교수와 카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교수가 함께 지은 ‘넛지’라는 책으로 널리 알려진 말이다. 넛지는 팔꿈치로 옆구리를 슬쩍 찌른다는 뜻이다. 강요가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바뀌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넛지를 이끌어내는 이들을 ‘선택의 설계자’라고 한다. 선택의 설계자는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는 배경이나 맥락을 기발하게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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