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양식

새빨깐 거짓말

인천혁신교육 선구자 2015. 4. 22. 16:25

 

                                                        새빨깐 거짓말

 

지붕 없는 집에 눈 없는 영감이, 대통 없는 담뱃대로 담배를 태워 물고, 문살 없는 문을 열고 앞산을 바라보니, 나무 없는 앞산에서 다리 없는 멧돼지가 떼를 지어 뛰어가길래, 구멍 없는 총으로 한 방 쏘아 잡아서, 썩은 새끼줄로 꽁꽁 묶어 지게 뿔 없는 지게에 지고, 사람 없는 장터에 나가 한 푼 안 받고 팔아서 집으로 오는데, 물 없는 강물에 배를 타고 건너가는데 빈 가마니가 둥둥 떠내려오기에, 그것을 건져내어 이리저리 들춰보니 새빨간 거짓말이 잔뜩 쏟아져 나오더라.”

 

충북 음성군 맹동면 인곡리에 전해온다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민담의 내용이다. 언뜻 볼 땐 그럴듯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싶어 다시 잃어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터무니없는 거짓 상황이다. 그리고 다시 읽는 순간 역설적인 거짓의 연속임을 알아차리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위의 민담은 수명이 매우 짧은 거짓말이다.

 

자신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믿도록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사실인 것처럼 꾸며서 실제 표현하거나 주장한다면 이는 거짓말이 된다. 정상인도 간혹 남의 이목을 끌기 위해, 장난삼아 혹은 누군가를 돕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자신의 부당한 행위를 방어하거나 특정한 이익을 목적으로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나쁜거짓말은 정상인이라면 좀처럼 하지 않는 일이다. 나쁜 거짓말은 대부분 기만이고 사기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쁜 거짓말은 거의 의식적이고 이를 일삼는 사람들은 자신의 거짓말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수명이 긴 거짓말이 되기를 원할 것이다. 그 기간 만큼에 비례하여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거나 이익의 규모가 커지길 기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금방 들통 날수도 있는 거짓말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그럴듯하게 단정해 지속해서 얘기할 정도가 되면 자기 자신과 타인에 대한 기만이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 사회를 어지럽히는 병적 허언과 다를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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