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나란나란 어깨 기댄 늘씬한 옥수수
빗질 못해 헝클어진 갈색 머리칼
옛날 두메 산골 소녀 모습이다
누가 이 귀여운 소녀 머리칼을
이름도 제대로 모르고 수염이라 했던가.
파릇파릇 옷깃 여민 통통한 옥수수
한 자루 사서 들고 오는 이 기쁨
소박한 농부 마음으로 든든하다
베일에 싸인 옷 벗기는 손길에
가지런히 이를 드러내며 미소 짓는다.
보들보들 반들거리는 엷은 옷자락
아내는 볕에 말려 방석을 만든단다
‘아니 당신에게 그런 솜씨가?’ ‘당연하죠’라며
옥수수 맛보다 방석이 더욱 기대된다
구수한 삶은 내음 코밑에 솔솔 스며든다.
2013.07.20 충북 괴산 대학옥수수 한 자루를 사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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