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 풍
바람의 여신 휘센이 손바닥을 활짝 펼쳐
세차게 나무들의 뺨을 때리고 지나간다
쉴새 없이 그들은 신음소리를 내며
쓰러지지 않으려 힘주어 바둥거린다.
여지없이 물레방아도 두 뺨을 맞아
분노의 몸짓으로 허공에서 춤을춘다
바람 소리에 놀란 연못의 물고기들은
서둘러 돌틈새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벤치에 앉아 책 한 권을 펼치드니
스스럼없이 바람의 손이 책장을 넘긴다
철부지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귓전을 울리고
여전히 바람의 여신은 애인을 몰고올 기세다.
2013.07.16 학교 교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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