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는 땅 밖으로 자라기 전에 먼저 땅 속으로 자란다. 그 시간은 자신을 가다듬고 준비하는 시간이지,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다. 튼튼하고 기다란 뿌리를 땅 속 깊이 내리며 자라다, 땅 표면과 가장 가까운 뿌리에서 새순이 돋아나면 그 능력을 발휘하여 힘차게 영양분을 공급해준다. 우리도 자신을 가다듬는 시간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별로 없지만, 내면으로 강하고 튼튼한 인격의 뿌리를 먼저 내려 그 힘을 강하게 받으면 커다란 성장을 이룰지도 모른다.
대나무는 옷을 입고 태어나 자라면서 옷을 하나 하나 벗어 자신의 몸을 강하고 튼튼하게 단련한다. 우리는 옷을 벗고 태어나 자라면서 옷을 하나 하나 입어 자신의 마음을 더욱 나약하게 만든다. 더구나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 진실의 황금옷 보다 가면의 옷을 더욱 두텁게 입는지도 모른다.
대나무는 마디 한 개를 만들때까지 참고 기다리며 오랜 시일이 걸리지만, 마디가 생긴 후에는 빨리 곧게 성장한다. 우리도 자녀들의 성장 마디가 자랄때까지 가능성을 보며 대나무가 서서히 마디를 만드것처럼 참고 기다리며 성장하도록 도와줘야 하는지도 모른다.
대나무는 함께 모여 숲을 만들어 상처가 나서 쓰러지는 동료를 허리가 휘어지도록 품에 안아 받들다 비바람을 맞으면서도 맑은 소리를 낸다. 우리는 함께 모여 단체를 만들어 상처가 나서 쓰러지는 동료를 따뜻하게 안아주기 보다 더 많은 마음의 상처를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작시와 영미시 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Now I Become Myself (이제 내가 되었네)-May Sarton (0) | 2015.03.03 |
---|---|
The Road Not Taken - Robert Frost (0) | 2015.02.08 |
♡ 나의 지금 이름은 아버지입니다♡ (0) | 2014.10.16 |
청춘 - 사무엘 울만(Samuel Ulman) (0) | 2014.10.12 |
목 화(木花) - 김형백 글 (0) | 2014.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