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공동체 수업을 실천하는 이유
그동안 우리 교육은 데이터 지상주의적 학교 교육에 매몰되었다. 데이터 지상주의 학교에서는 교사들의 주의와 관심이 밀도 높은 가르침과 배움의 과정을 꿈꾸는 교실에 대한 열정으로부터 멀어져 협소한 목표중심적 시야에 이르게 만든다. 즉각적인 결과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오로지 시험공부에만 골몰하게 되었다. 특히 우리학교처럼 가난한 지역의 학교들은 성과 미달의 위기에 처하면 원치 않는 간섭을 받게 될 수도 있는 벼랑 끝의 상황인지라 데이터 지상주의의 쳇바퀴를 억지로 계속 돌려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여기서는 시험 준비에 정신이 없고, 저기서는 방과 후 교실을 늘리느라 바쁘고, 그 밖의 장소에서는 기초학력 미달하는 학생들의 점수 향상에 혈안이 되었다. 그 결과는 때로 교사들에게 성취감과 보람, 희망을 고취시키기도 했다. 교장은 시험 결과를 알리며 성적 우수학급을 시상하고, 교육청에서 성취도 향상을 발표하여 상금을 받을 때 교사들은 기쁨의 눈물을 터뜨리곤 했다. 교육청에서는 연수원에 각 학교 교감과 학력관리 부장들을 모아 놓고 성취도 향상에 대한 성공 사례 발표를 통해 그 성공은 찬양의 대상이 되었다. 또한 성취도 결과를 교원성과금까지 연계시켜 금전으로 우리들을 유혹했다. 심지어 데이터 성적이 좋지 않은 관리자들은 인사상의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압박 아니 협박까지 일삼았다.그런데 한 번 깊이 반성하고 성찰해 볼 일이다.설령 시험 성적이 향상 되었다고 하자, 가르침과 배움이 정말 더 나아졌는가? 그런 과정 중에 학교 안에 어떠한 종류의 학교문화를 만들었는가? 그래서 우리들은 진정 행복했는가? 우리들의 진정한 행복은 대게 역경에 맞서가며 목적 달성을 위해 가치 있는 도전을 감행하는 과정을 통해 얻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 도전은 우리 스스로 주도적으로 선택한 것일 때 더욱 그렇다고 한다. 대부분의 학교는 데이터 지상주의의 쳇바퀴를 억지로 계속 돌렸지만, 다행히 우리학교는 일찌기 이와 같은 데이터 지상주의 학교에 매몰되지 않고 벗어나 과감하게 도전했다. 불과 몇 년전에 성과 미달의 학교 위기에 처해 교육청의 원치 않는 간섭을 받아가며, 그 부당한 간섭 아래서도 참교육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과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시험 성적만을 중시하지 않고 배움과 성장을 중시하는 배움의 공동체 수업을 통한 수업 혁신으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다. 마침내 우리학교는 인천의 행복배움학교 모델로 부상하고 있으며, 손우정 박사로부터 <인천석남중=배움의공동체 인천연수원>이라는 칭호까지 받았으니 어찌 기쁘지 않으랴. 우리 교사의 사명은 시험 점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통합적 능력과 창의성을 고양하여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이라는 것을 늘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수업을 하면서 아직도 가장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학습내용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지구가 생태적 위기에 처해 있고 세상의 너무나 많은 곳이 불안전한 이때, 우리는 아이들이 그저 시험 성적이나 올리도록 도와줄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지닐 수 있도록 이끌고 이 의지를 실행할 능력과 태도를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지 않을까?